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에 의해 뇌조직이 손상을 입어 치매가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1672년 토마스 윌리스에 의해 뇌졸중 후 치매 증례가 처음 보고된 후 17세기 말경부터 혈관성 치매의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1970~1980년 경에는 반복적인 뇌경색에 의해 발생하는 다발성 경색 치매라는 용어가 혈관성 치매와 동일하게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신경영상 기법의 발전 및 관련 연구의 확대로 다발성 뇌경색뿐만 아니라 전략적 뇌 부위의 단일 뇌경색, 다발성 열공(매우 작은 뇌경색), 피질하 소혈관 질환, 여러 형태의 뇌출혈 등도 혈관성 치매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재는 다양한 뇌혈관 질환에 의해 초래되는 치매를 모두 포함하는, 이전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혈관성 치매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치매뿐만 아니라 치매보다 경미한 인지기능장애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혈관성 인지장애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혈관성 치매는 갑자기 발생하거나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흔하며 ‘중풍을 앓고 난 후 갑자기 인지기능이 떨어졌다’고 하는 경우 혈관성 치매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모든 혈관성 치매가 이러한 경과를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뇌의 실핏줄이라고 할 수 있는 소혈관들이 점진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는 원인에 의한 경우 점진적인 경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와는 달리 초기부터 한쪽 마비, 구음 장애, 안면마비, 연하곤란, 한쪽 시력상실, 시야장애, 보행장애, 소변 실금 등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뇌혈관질환 혹은 뇌졸중 있다고 해서 반드시 혈관성 치매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손상받는 뇌의 부위, 크기, 손상 횟수에 따라 혈관성 치매 발병 여부와 심각도가 결정이 됩니다. 이번에는 치매의 한 종류로 분류되는 혈관성치매에 대해 자세히 포스팅하겠습니다.
혈관성 치매이란?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치매의 원인 질환입니다. 혈관성 치매는 치매 환자가 보이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것이 뇌혈관 질환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뇌 영상 검사 상 뚜렷한 증거가 있을 때 혈관성 치매로 진단합니다. 병력 상 뇌졸중 또는 뇌출혈이 발생한 후 기억력 저하 및 인지 기능 저하가 나타납니다. 다발성 뇌경색과 같은 뇌혈관 질환이 여러 차례 발생한 뒤에 병변의 부위가 작거나, 일회성이긴 하지만 증상이 보이는 등과 같이 여러 종류의 혈관성 이상 증상 및 기전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혈관성 질환은 대부분 인지 기능 저하가 갑자기 발생하며, 명확한 뇌혈관 질환 후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혈관 질환의 경우 뚜렷한 마비, 발음 장애, 의식 저하 등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증상이 실제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뇌 영상 검사에서는 뇌실질의 허혈성 변화를 보이는 경우로 마치 알츠하이머병처럼 서서히 진행하는 양상의 인지 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 원인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으로 인해 뇌조직의 손상이 초래되어 나타나는 치매를 가리킵니다. 뇌혈관 질환은 발생기 전에 따라서는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허혈성 뇌혈관 질환(뇌경색 또는 뇌 허혈 상태)과 뇌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출혈성 뇌혈관 질환(뇌출혈)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뇌혈관 질환이 반복해서 발생함으로써 혈관성 치매가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뇌혈관 질환이 주요 뇌 부위에 단 한 차례 발생함으로써 치매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에서 중요한 사실은 알츠하이머병 등 다른 치매 원인에 비해 예방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즉, 뇌혈관 질환에 대한 위험인자가 비교적 잘 알려져 있으며 이들 위험인자를 교정하거나 조절함으로써 일차적으로 뇌혈관 질환을 줄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혈관성 치매의 발생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뇌혈관 질환 및 혈관성 치매의 대표적인 위험 요인들로는 고혈압, 흡연, 심근경색, 심방세동, 당뇨병, 고콜레스테롤 혈증 등이 있습니다. 그 밖에도 혈액 중 적혈구 용적 (헤마토크리트)의 상승, 지혈 이상, 말초혈관 질환, 과다한 알코올 섭취 등의 관련성도 시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요인들 외에 인구학적 요인 중 고령자, 남성, 인종(흑인), 저학력 등도 혈관성 치매 발병 증가와 관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명확하게 상염색체 우성의 유전양식을 보이는 몇 가지 종류의 유전성 혈관성 치매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전체 혈관성 치매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혈관성 치매에 대한 유전적 요인의 기여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혈관성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는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개별 요인의 유전성을 통해 유전적 영향이 발현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 증상
혈관성 치매의 증상은 일반적인 치매와 유사합니다. 혈관성 치매는 기억 장애가 뚜렷하지 않고, 수행 기능이나 언어 기능 등 다른 영역의 인지 장애가 상대적으로 빠른 시기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마비나 감각 이상이 생깁니다. 뇌졸중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증상으로는 팔다리나 얼굴 부위의 감각 이상이나 마비 현상으로, 이는 뇌졸중이 생기는 반대편에 발생합니다. 언어 장애는 오른손잡이의 경우 95% 정도가, 왼손잡이의 경우 50%가 왼쪽 뇌가 손상되었을 때 발생합니다. 손상 부위에 따라 말을 하지 못하거나 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글을 읽지 못할 수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대부분 과거에 뇌졸중을 앓았던 사람에게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이 여러 차례 재발하면서 뇌의 여러 부분이 손상당해 생기는 경우(다발성 뇌경색)가 많습니다. 때로는 단 한차례의 뇌졸중으로도 치매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뇌졸중이 어느 순간 갑자기 발생하듯이 혈관성 치매도 치매 증상이 비교적 갑자기 나타납니다. 그 이후 서서히 호전되고 다시 악화되는 경과가 보입니다. 이와 달리 알츠하이머병에서는 치매 증상이 서서히 점차적으로 악화되는 경과를 보입니다. 혈관성 치매 환자는 알츠하이머병에 비해 걸음걸이가 더 불편하고 말이 어눌하며 한쪽에 마비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뇌 속의 작은 혈관들이 조금씩 막혀 들어가는 경우에 환자는 뇌졸중의 증상들을 모르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치매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므로 알츠하이머병과 구별하기 쉽지 않습니다.
혈관성 치매 진단
치매의 여부는 인지 기능 검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인지 기능 검사에서 치매로 진단되면, 그 원인을 알기 위한 이차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여기에는 뇌자기공명영상, PET 등의 영상 검사와 대사성 질환, 내분비 질환, 감염성 질환 등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혈액 검사가 포함됩니다.
혈관성 치매의 검사는 아래와 같은 방법을 사용합니다.
- 신체검사와 신경학적 검사
환자의 인지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체 질환 및 뇌신경계 질환의 징후가 있는지 진찰합니다. - 정신상태 검사
기억력 등의 인지기능을 평가하고 섬망이나 혼돈과 같은 의식의 장애가 있는지, 우울증이나 망상, 환각 등의 동반된 정신행동 증상이 있는지를 평가합니다. - 일상생활동작 평가
일상생활에서의 기능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합니다. 식사하기, 옷 입기, 씻기, 대소변 가리기 등의 기본적인 일상생활과 전화하기, 음식 만들기, 돈 관리하기 등과 같은 좀 더 복잡한 일상생활동작에 대해 평가합니다. 이러한 검사는 진단을 위한 평가뿐만 아니라 향후 환자 관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본적인 정보가 됩니다. - 혈액 검사 등의 실험실 검사
치매를 초래하거나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는 여러 신체질환을 파악하기 위해 빈혈검사, 간기능검사, 신기능검사, 당뇨검사, 비타민검사, 갑상선기능검사, 지질검사, 흉부 X-ray, 심전도, 소변검사 등 다양한 실험실 검사를 시행합니다. - 뇌영상학검사
뇌영상검사는 뇌자기공명영상(MRI), 뇌컴퓨터단층촬영(CT) 등 구조적 뇌영상검사와 양자방출단층촬영(PET), 단일광자방출촬영(SPECT) 등 기능적 뇌영상검사로 구분됩니다. MRI와 CT는 뇌의 구조나 모양을 살펴보기 위한 검사로 혈관성 치매에서 나타나는 대혈관 경색, 전략적 단일 경색, 기저핵과 전두엽 백질의 다발성 소공 경색, 광범위한 백질 병변(전체 백질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병변), 또는 이러한 소견들의 공존 등의 뇌혈관질환 소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근래에는 CT보다 해상도가 높은 MRI를 널리 사용합니다. 방사선동위원소를 이용하여 뇌의 혈류량 또는 뇌의 포도당 대사능력 등을 측정함으로써 뇌의 각 부위의 기능 이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신경심리검사
신경심리검사는 문답식 혹은 설문지 방식으로 기억력 등의 인지기능을 세밀하게 평가하는 것으로서 환자의 인지기능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신경심리 검사는 기억력, 언어능력, 주의집중력, 판단능력, 계산능력, 수행능력, 시공간파악능력 등 다양한 인지영역에 대한 광범위한 평가가 포함됩니다. 신경심리검사는 환자의 인지기능 감퇴가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치매에 해당하는 인지적 결함인지를 구별하는데 참고하기 위해 사용하고, 치료 시작 전에 환자의 인지기능 수준을 파악해 둠으로써 향후 치료 반응 정도를 파악하는 데 참고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혈관성 치매 치료
뇌세포는 한번 죽으면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병이 발병했을 때는 초기에 치료하여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혈관성 치매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고혈압이나 당뇨 등 위험 인자를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뇌혈관 질환의 예방을 위해 약물을 투여할 수 있습니다. 식이 요법과 운동 요법, 꾸준한 운동과 금연을 통하여 건강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혈관성 치매 경과
가벼운 혈관성 치매는 이후에 뇌혈관 질환이 재발하지 않는다면 양호한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졸중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경우에는 혈관성 치매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소에 뇌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인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혈관성 치매 환자는 말기에 알츠하이머병과 마찬가지로 폐렴, 욕창, 요로 감염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혈관성 치매 주의사항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 부정맥, 흡연과 같은 뇌졸중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고혈압약 복용, 금연 등을 통해 위험 인자를 조절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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