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이란 수천억 개의 뇌신경세포 중 일부가 짧은 시간 동안 비정상적인 전기신호를 만들어내면서 나타나는 이상을 발작 혹은 경련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발작이 두 번 이상 자발적으로 반복해서 생기는 질환이 바로 뇌전증입니다. 여기서 자발적이라는 의미는 전신질환이나 신체 대사장애가 원인이 아니라는 의미인데, 다시 말해 경련(유사) 증상은 고열, 탈수, 저혈당 및 저나트륨혈증 등의 전신질환이나 신체 대사장애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뇌전증은 인간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성경에도 기록되어 있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알려져 온 친숙하고 흔한 질환입니다. 유명한 업적을 이루었던 위인이나 영웅들 중에서는 뇌전증을 앓았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대표적 인물로는 로마의 황제 시저나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 프랑스의 나폴레옹,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 그리고 철학자 소크라테스, 음악가 차이코프스키, 미술가 고흐, 발명가 노벨 등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뇌세포가 일시적으로 이상을 일으켜 발생하는 뇌전증에 대해 자세히 포스팅하겠습니다.
뇌전증이란?
뇌전증(간질)은 뇌신경세포가 일시적으로 이상을 일으켜 과도한 흥분 상태를 유발함으로써 나타나는 의식 소실, 발작, 행동 변화 등과 같은 뇌 기능의 일시적 마비 증상이 만성적,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뇌 질환을 의미합니다. 대뇌에서는 서로 연결된 신경세포들이 미세한 전기적인 신호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습니다. 이러한 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잘못 방출되면 발작이 나타납니다.
뇌전증 원인
뇌전증(간질)의 원인에는 임신 중의 영양 상태, 출산 시의 합병증, 두부 외상, 독성 물질, 뇌 감염증, 종양, 뇌졸중, 뇌의 퇴행성 변화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뇌전증(간질)의 정확한 발생 기전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뇌전증(간질)은 출생 시, 출생 후에 모두 발생할 수 있습니다. 뇌전증 발작이 여러 심각한 뇌 질환의 증상 중 하나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뇌전증(간질)의 원인이 된 질환이 더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전증(간질)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을 연령에 따라 구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영아기 : 주산기 뇌 손상, 선천성 기형, 저칼슘증, 저혈당증, 대사성 질환, 뇌막염, 뇌염
- 유아기 : 열성경련, 주산기 뇌 손상, 감염
- 학동기 : 특발성, 주산기 뇌 손상, 외상, 감염
- 청장년기 : 외상, 종양, 특발성, 감염, 뇌졸중
- 노년기 : 뇌졸중, 뇌 외상, 종양, 퇴행성 질환
이처럼 뇌전증(간질)의 원인은 연령에 따라 달라집니다. 뇌전증(간질)이 발생한 경우 그 원인에 대한 정확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뇌전증 증상
크게 뇌 전체에서 시작되는 전신발작과 뇌의 일부분에서 시작되는 부분발작으로 나눌 수 있으며, 발작 중 의식 소실 여부에 따라 복합 부분발작과 단순부 발작으로 구분 지을 수 있습니다. 뇌전증의 발작은 아무 때나, 어느 곳에서든 일어날 수 있으며, 부분발작이 전신발작보다 더 흔합니다.
- 부분발작
부분발작 시에는 한쪽 얼굴이 씰룩거리거나,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뒤로 꼬인다거나, 멍한 상태에서 고개와 눈이 옆으로 돌아가면서 침 삼키는 소리를 낸다든지, 정신을 잃고 흐릿하게 무언가를 쳐다보는 듯하면서 손을 만지작거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의식이 소실되는 복합부분발작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꿈을 꾸는 것 같은 상태를 보입니다. 멍하게 한 곳을 응시하고, 껌을 씹는 것처럼 움직이고, 옷을 줍고 중얼거리는 등의 행동을 연속적으로 합니다. 때로는 이러한 증상이 있는 동안 걸어 다니기도 하며, 심하게 흥분해서 팔을 흔들고 옷을 벗으려고 하거나, 뛰고 소리치거나 공포로 움츠리는 경우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전신발작
전신발작에서는 갑자기 폐에서 공기가 나오는 소리를 내면서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져 일시적으로 몸이 경직되고 이후 경련이 시작됩니다.- 강직발작: 몸이 굳어지는 발작
- 간대발작: 몸이 꿈적대는 발작
- 근간대경련발작: 몸통이 앞뒤로 젖혀지거나 넘어지거나 손발이 마치 졸릴 때 갑자기 움찔거리는 것과 같은 발작
- 결신발작: 소아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눈을 깜빡이면서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는 발작
뇌전증 진단
- 환자의 병력
뇌전증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병력입니다. 가끔 뇌전증과 비슷하게 발작 흉내를 내고 꾀병을 부리거나, 또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반복적인 의식 소실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으므로 뇌전증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료를 받을 때는 발작 시간, 발작의 양상과 빈도, 발작 후 증상, 발작 유발 요인, 발작 시 이전 증상과의 변화 유무를 주치의에게 알리면 큰 도움이 됩니다. - 뇌파검사, MRI 검사
뇌파검사와 뇌 MRI 검사는 뇌전증의 원인 및 발생 부위를 결정하는 데 필수 검사입니다. 뇌파검사는 뇌전증 발작 동안 또는 발작이 없는 동안에 비정상적인 뇌파가 보이는지, 또 뇌의 어느 부분에서 이상 뇌파가 보이는지 알 수 있는 검사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뇌전증 환자라 하더라도 일반뇌파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절반밖에 되지 않으므로, 처음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타났어도 뇌전증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으며, 반복 검사를 통해 비정상 뇌파 발견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뇌 MRI는 뇌의 구조를 직접 볼 수 있으므로 뇌종양이나 해마 경화증 등 뇌전증의 중요한 원인을 차지하는 뇌의 이상을 발견하기 위한 검사입니다. - 비디오-뇌파검사, 뇌 혈류검사, 뇌 대사검사
그 외에 24시간 동안 환자의 발작 양상을 비디오로 녹화하면서 뇌파를 기록해 환자에게 증상이 발생하는 모습과 그때의 뇌파 변화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비디오-뇌파검사(Video/EEG monitoring), 뇌전증이 일어나는 부위의 기능적 변화 유무를 보기 위한 뇌 혈류검사(SPECT) 및 뇌 대사검사(PET)도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뇌전증 치료
뇌전증(간질)의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수술 치료로 구분됩니다. 두 치료 방법 중 약물 치료가 우선이며 기본입니다. 뇌전증(간질) 환자 10명 중 7~8명은 약으로 조절됩니다. 약으로 조절되는 7~8명 중 3명은 2~5년 정도의 약물 치료 후에 약을 끊어도 경련이 재발되지 않습니다. 약물로 조절되는 나머지 3~4명은 약을 끊으면 경련이 재발하므로 오랜 기간 항경련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약물로 뇌전증(간질)이 완전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는 대략 10명 중 3명 정도입니다. 이들 중 수술 치료의 대상이 되는 환자는 뇌전증(간질) 수술을 진행합니다.
- 약물 치료
- 고전적 항경련제
이전부터 많이 사용되던 약물로 페니토인(딜란틴, 히단토인), 발프로산(오르필, 데파킨, 데파코트), 카바마제핀(테그레톨), 페노바비탈(루미날, 페노바비탈), 클로나제팜(리보트릴), 클로바잠(센틸) 등이 있습니다. - 새로운 항경련제
1990년대 이후에 개발되거나 상용화된 약물 중에는 기존의 항경련제와 다른 성질을 갖는 것이 많습니다. 이것들은 심각한 부작용이 적으며 약물 상호작용 측면에서도 우수한 점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주로 추가 약물 요법으로 사용되었으나, 점차 단일요법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약물에는 토피라메이트(토파맥스), 라모트리진(라믹탈), 비가바트린(사브릴), 옥스카바제핀(트리렙탈), 레비티라세탐(케프라), 조니사마이드(엑세그란), 프레가바린(리리카), 가바펜틴(뉴론틴), 라코사마이드(라코정), 페람파넬(파이콤파) 등이 있습니다. - 항경련제의 이용
뇌전증 발작의 종류와 뇌전증 증후군에 따라 사용하는 약물이 조금씩 다르므로 전문의와 잘 상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초기 치료는 보통 한 가지의 항경련제로 시작합니다. 이후 치료 반응에 따라 적절한 복용량을 결정합니다. 소량부터 복용하여 점차 복용량을 늘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대 용량까지 증량하여 복용해도 만족스러운 효과를 얻지 못한다면, 약물의 작용 기전이 다른 항경련제를 병용하거나 다른 항경련제로 바꾸어 치료합니다.
- 고전적 항경련제
적절한 항경련제는 뇌전증(간질)의 형태, 환자의 나이, 동반된 질환, 다른 항경련제와의 약물 상호작용, 복용 중인 다른 약물과의 약물 상호작용 등을 고려하여 선택해야 합니다. 특히 모든 항경련제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예비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부작용이나 과민 반응이 발생하면 바로 주치의에게 진료받아야 합니다.
- 수술 치료
약물로 완전히 조절되지 않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간질)은 발작을 일으키는 뇌 조직(간질 초점 부위)을 수술로 제거하여 치료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제거술은 약 50년 전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수술적 치료의 대상인 환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뇌전증(간질)이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
- 약물 요법으로 뇌전증(간질)이 조절되더라도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고, 수술적 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수술적 요법이 약물치료보다 유리한 환자
- 난치성 뇌전증(간질)은 아니더라도 간질의 원인이 뇌종양, 뇌혈관 기형 등에 있어서 종양의 진행이나 뇌혈관 기형에 의한 출혈의 위험성을 막기 위해 뇌전증(간질) 수술을 시행하는 환자
- 드물지만 약에 대한 심각한 부작용으로 약물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
뇌전증 경과와 합병증
- 뇌전증의 자연경과
일반적으로 첫 번째 발작이 발생한 이후의 재발률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감소합니다. 약 절반 정도의 재발은 첫 번째 발작 후 6개월 이내에 발생하며, 재발 환자의 80%는 2년 이내에 발생합니다. 재발의 위험을 높이는 위험인자는 원인 질환이 있거나 신경학적 결손, 뇌파이상 등이 있는 경우입니다. 발작의 가족력과 부분 발작도 재발의 위험을 높이는 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항뇌전증약을 투여 하면 첫 번째 발작 후 2년 동안 재발 빈도를 감소시킬 수 있지만, 2년이 경과한 이후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뇌전증의 합병증
뇌전증은 원인과 임상적 특성이 다양한 증후군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병의 경과 및 치료 결과를 정확하게 규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은 상당수 환자의 뇌전증 발작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발생 빈도가 줄어들고, 약 70%에서는 항뇌전증약에 의해 장기간에 걸쳐 증상의 완화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뇌전증환자의 30~40%는 소량의 단독약물요법으로 쉽게 뇌전증 발작을 조절할 수 있고, 장기간 발작이 없는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중단해도 재발이 없는 완치 상태가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약 30% 정도에서는 단독약물요법으로 증상이 조절되지만 약물 치료를 중단하게 되면 재발하고, 약 20%에서는 적극적인 약물 치료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지만 투약 중에도 뇌전증 발작이 재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약 20% 정도의 환자는 난치성 뇌전증이 되어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발작이 지속됩니다. 약물 치료에 대한 반응과 관련된 요인을 살펴보면, 치료 시작이 청소년기이거나 노년기인 경우에는 약물에 대한 반응이 우수하며, 또한 치료 전 발작 횟수가 적을 경우에 약물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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