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인문

당신의 문해력 - 공부의 기초체력을 키워주는 힘 : 김윤정 지음

by 꼬츨든 남자 2021. 10. 20.
728x90
반응형

당신의 문해력

문해력이란 말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문맹은 ‘기초적인 읽기 및 쓰기 능력이 없음’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문해력은 기초적인 읽기 및 쓰기를 넘어서서 ‘글을 읽고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즉 글을 읽고 의미를 이해하여 사람들과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까지 활용할 수 있어야 실질적인 문해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를 비롯한 내 자녀와 주변의 아이들이 실질적인 문해력이 부족하지 않은지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학습 부진의 원인이 근본적인 문해력의 부족에 의해 발생한다는 내용은 주변을 한번 더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단순 학교 공부와 학원이 중요한 것이 아닌 아이들의 ‘읽기 능력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이에 맞는 읽기 훈련을 하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문해력 향상을 이루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문해력 수준이 전반적으로 저하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읽기’와 ‘읽기 교육’의 중요성을 간과한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잘 읽는 뇌를 만들기 위해서는 꾸준히 반복해서 읽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글을 익는 것을 넘어 문장의 뜻과 어휘가 가진 사전적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저도 꾸준한 독서와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가지도록 독려하려 합니다. 이를 통해 점수를 위한 공부가 아닌, 공부에 대한 태도와 의지를 바꿔주려 합니다.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시어 문해력을 갖춘 자녀가 되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반응형

 

 

단순히 글을 읽는 것이 문해력은 아니다

2020 년 8월 17 일이 임시공휴일로 확정되면서 ‘사흘’이라는 단어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오른 일이 있다. 8월 15 일 광복절이 공휴일인데 토요일과 겹쳐서 8월 17 일 월요일까지 3일간의 휴일이 결정되었고, 각 언론에서는 이를 ‘사흘 연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그러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3일인데 왜 사흘이라고 쓰나”라는 댓글이 올라왔다. 3일을 의미하는 순우리말인 ‘사흘’을 잘 몰라 4일로 잘못 이해한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코로나 19 방역 지침으로 ‘5인 이상 집합 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졌을 때도 논란이 있었다. 어떤 사람은 4인까지는 모여도 되고 5인부터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했고, 다른 사람은 5인까지는 되고 6인부터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어떤 수량을 기준으로 제시할 경우 그 수량을 범위에 포함할 때는 ‘이상’으로, 그 수량보다 큰 범위를 가리킬 때는 ‘초과’라고 표현한다는 것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이 두 가지 사례는 모두 대한민국의 ‘문해력’ 수준이 꽤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었다. 2008년 국립국어원이 실시한 ‘국어 능력’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문맹률은 1.7퍼센트에 불과하다. 이후 문맹률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가 이루어진 바는 없지만, 수치는 더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변을 돌아봐도 한글을 읽지 못하거나 쓰지 못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사흘의 ‘사’를 숫자 4로 이해한 사람들도 한글을 읽고 쓰는 데 별문제가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문맹률이 이렇게 낮은데도 문해력 수준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뭘까. '문맹’이 아닌 것이 ‘문해’ 임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문맹은 ‘기초적인 읽기 및 쓰기 능력이 없음’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문해력은 기초적인 읽기 및 쓰기를 넘어서서 ‘글을 읽고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즉 글을 읽고 의미를 이해하여 사람들과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까지 활용할 수 있어야 실질적인 문해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국립국어원에서도 문해력을 “현대 사회에서 일상생활을 해나가는 데 필요한 글을 읽고 이해하는 최소한의 능력”으로 규정한다.

문해력은 공부 자신감을 키워주는 학습 도구이다

문해력은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받아들이는 도구로서 학습 능력을 좌우하는 가장 기초적이면서 중요한 역량이기도 하다. 문해력은 국어 과목뿐 아니라 모든 과목에 필요한 기초 이해 능력이다. 문해력이 있어야 수리력도 발휘할 수 있고 외국어 습득도 가능하다. 체육이나 음악과 같은 예체능 과목에서도 지도 선생님의 설명을 이해하고 스스로 적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문해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문해력이 뒷받침되어야 교과서에 등장하는 ‘학습도 구어 (Academic Vocabulary)’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학습도구 어는 교과 내용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어휘로 일상에서 사용하는 어휘와는 구분된다. 학습도 구어의 의미를 명확하게 알지 못하면 학교 공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설명을 제대로 알아듣기 어려우니 수업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교 수업 자 체에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
만 8세 이전의 초기 아동기 문해력은 특히 중요하다. 초기 문해력은 ‘초등학교 2학년’ 이전에는 완성되어야 한다. 이때까지 한글 해독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기초 학력 부족이 누적되면서 학습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문제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아이들 성적이 떨어지면 학원부터 보내려고 한다. 하지만 이는 학습 격차의 주요 원인이 문해력 격차에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학원에 보내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의 문해력 수준을 파악한 뒤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어떤 운동이든 기량을 갖추려면 먼저 단련해야 할 근육이 있는 것처럼 공부를 잘하려면 문해력이라는 근력부터 키워야 한다.

10 대들의 문해력 위기, 원인은 무엇일까

EBS <EBS 당신의 문해력> 제작팀은 전국의 중학교 3학년 학생 2,452명을 대상으로 ‘문해력 진단평가’를 실시했다. 진단평가 결과는 우리나라 문해력 교육을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수준이었다. 또래인 중학교 3학년 수준에 ‘미달’하는 아이들의 비율이 27 퍼센트에 달했으며, ‘적정’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비율은 35 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초등학교 수준에 해당하는 아이들의 비율도 11 퍼센트나 된다는 점이었다.
많은 전문가가 아이들의 문해력 저하 원인이 글 읽는 시간이 줄어들고 글 읽기를 싫어하게 된 데에 있다고 진단한다. 문자 콘텐츠보다는 영상 콘텐츠를 더 많이 접하는 환경 등으로 인해 ‘글 읽기’가 부족해지고 이것이 문해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들에게 글을 읽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독서가 문해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책 읽기를 권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기초적인 읽기 능력이 없는 10대의 아이들에게 독서는 괴롭고 힘든 일일 뿐이다. 각자 아이들의 ‘읽기 능력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이에 맞는 읽기 훈련을 하도록 도와줘야 실질적인 문해력 향상이 이루어진다.

문해력 격차는 적절한 훈련으로 만회할 수 있다

글과 언어를 본격적으로 접하게 되는 아동기에 초기 문해력을 적절하게 발달시키지 못하면 읽기와 쓰기를 어려워하고 싫어하게 되면서 문해력 격차가 점점 더 커지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성장 시기에 따라 평균 수준의 문해력을 습득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어느 단계에서 또래의 평균 수준에 이르지 못한 채 시기를 놓쳤다 하더라도 글을 읽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으면 문해력 격차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문해력 수준이 전반적으로 저하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읽기’와 ‘읽기 교육’의 중요성을 간과한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잘 읽는 뇌를 만들기 위해서는 꾸준히 반복해서 읽는 연습이 필요하다. 매리언 울프 교수도 강조했듯이 “종이책은 읽는 도중 생각의 지도를 만들어줄 수 있는 우수한 매체”이다. 읽기 능력을 키우고 문해력 수준을 높이려면 종이책을 읽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책을 읽는 게 너무 부담스럽다면 다른 방식의 글 읽는 연습을 해도 된다. 어떤 글이든 계속 읽으려는 노력이 중요하고 그런 지속적인 읽기 훈련을 통해 문해력은 향상된다.

비대면 수업이 문해력 격차에 미치는 영향

2020년 전 세계를 매섭게 강타한 코로나 19는 경제적 ·문화적 ·정치적 정치적 재난을 야기했을 뿐만 아니라 교육에 있어서도 심각한 문제를 던져놓았다.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면서 교실 내 학력 격차가 더욱 심해진 것이다. 비대면 수업 상황에서는 스스로 공부할 능력이 없는 하위권 학생들의 학습 결손이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향후 코로나 19 위기에서 점차 벗어나게 되면 비대면 수업이 줄고 교실 수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미 벌어진 문해력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하는 점이 문제로 남아있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격차는 더 벌어질 테고, 그렇게 되면 따라잡는 것도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이는 문해력 격차 해소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문제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학령기 읽기 부진, 소릿값에서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감, 밤, 곰 중에서 첫소리가 다른 글자를 찾으라고 하면 답이 ‘밤’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감의 ‘ㄱ’이 가지고 있는 소릿값, 밤의 ‘ㅂ’이 가지고 있는 소릿값을 모르는 아이들은 이 문제의 답을 알아맞힐 수 없다. '강아지’가 세 글자인지 두 글자 인지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읽기 능력 이 뒤처지는 초등학교 아이들 중에는 소릿값을 모르는 아이가 의외로 많다. 영어를 처음 접할 때 파닉스를 통해 알파벳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소릿값을 배우는 것처럼 한글을 배울 때도 자음과 모음이 가진 소릿값부터 익혀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당연히 소릿값을 알고 글자를 읽을 줄 아는 상태에서 입학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한글 교육이 이루어진다. 그러다 보니 소릿값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은 글자를 읽을 줄 모르거나 글자를 읽어도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학습 부진아가 된다.
읽기는 말하기처럼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능력이 아니라 두뇌 활동을 총동원해서 배워야 하는 고도의 기술이다. “초등학교는 한글 떼고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단정 짓지 말자. 초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기 전에 교과서의 문장을 정확하게 읽고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되려면 , 초등학교 1학년 때 소릿값부터 정확하게 익혀야 한다.

읽기 부진 , 소리 내어 읽기로 극복하기

읽기 부진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소리 내어 읽기’이다. 눈으로만 읽다 보면 글자를 중간중간 빼고 읽거나 틀리게 읽거나, 심지어 문장을 통째로 빼먹기도 한다. 하지만 소리 내어 읽으면 글자와 단어를 정확히 꼼꼼하게 읽으려 노력하게 되면서 읽기 능력이 향상된다. 또한 소리 내어 읽으면 주의가 산만해지지 않고 집중력이 높아진다.
읽기는 처음부터 잘할 수 없다. 처음에는 부모가 곁에서 지켜보면서 아이가 글자를 정확하게 읽는지, 빼먹는 글자는 없는지 확인하면서 어려워하는 부분을 도와줘야 한다.

 

728x90

 

읽기 격차 , 전담교사의 개별화 수업이 필요하다

문해력 격차를 해소할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늦어도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는 아이가 읽기 부진아가 아닌지 확인한 후 문제가 있다면 체계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공교육 시스템에서는 문해력 수준이 뒤처지는 아이들을 돕기 위한 방안이 미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전담 교사제’에서 찾는다. 문해력이 평균 수준보다 낮은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과의 벌어진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개별화 수업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적게는 20여 명에서 많게는 30여 명의 아이들을 지도해야 하는 담임교사가 한 명 한 명에게 개별화 수업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따라서 개별화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전담교사제를 도입해야만 한다.
가정에서 부모의 도움을 받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이의 문해력이 이미 평균 수준과 격차가 벌어져 있을 경우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부모가 아이 수준에 맞는 개별화 지도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읽기 수업 전담교사인 정경 교사는 전담교사의 중요성에 대해 "읽고 쓰기 활동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해독의 장벽을 넘는 것이다. 이 해독이라는 것은 결국 글자와 소리의 관계에 있는 규칙성을 깨닫는 것이다. 그런데 읽기가 부진한 아이들은 대개 음운론적 인식 능력이 부족해 글자와 소리의 관계를 쉽게 습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좀 더 적합한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초기 문해력을 지도하는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현장에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진영준 교사 역시 “초기 문해력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교사가 일대일로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 아이들을 가르쳐보면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의 양상이 다 다르다. 그래서 아이들마다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읽기 발달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서 전문성을 가진 선생님이 해당 아이에게 최적화된 방법으로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일반적인 속도로는 또래의 문해력 수준을 따라잡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집중 수업을 통해 속도를 높여야 하는데 , 바로 이런 이유로 읽기 수업 전담교사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문해력의 가장 중요한 밑거름은 어휘력이다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병영 교수는 ‘기초 문해력’을 크게 다섯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첫 번째는 ‘소릿값’을 이해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소릿값을 ‘기억 ·니은 ·아·야·어·여’처럼 철자와 연결하는 능력, 즉 파닉스를 익히는 것인데 이 두 가지 능력을 합쳐서 ‘해독 능력’이라고 한다. 세 번째는 어휘력이다. 소리들이 뭉쳐서 이루어지는 단어를 이해하고, 단어를 들으면 그 의미가 딱 떠오르는 것이 바로 어휘력이다. 네 번째는 유창성이다. 유창성은 앞에서 말한 소릿값과 파닉스를 이해하는 능력에 어휘력이 더해져서 완성된다. 문해력을 이루는 마지막 다섯 번째는 글의 내용과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더해서 추론한 뒤 의미를 구성해내는 과정, 즉 독해 능력이다. 문해력의 다섯 가지 구성 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밑거름은 '어휘력’이다. 아이들이 긴 글을 읽고 싶어 하지 않고, 글을 읽어도 내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어휘력 부족이다. 모르는 어휘가 많으면 글을 읽어도 이해가 안 되니 점점 흥미를 잃고 자신감도 떨어지는 것이다. '고지식’을 높은 지식으로, '대관절’을 큰 절로 생각하는 아이들이 과연 글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까.
구인구직 포털 사이트에서 재미있는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장 충격적인 맞춤법 실수를 조사하여 순위를 매긴 것이다. 이 설문조사에서 1위는 ‘감기 빨리 낳으세요’였다.  2위는 ‘어의가 없어요’였고, 3위는 ‘얼마 전에 들은 예기가 있는데요’였다. 그 뒤를 이어 저한테 일해라절해라 하지 마세요, 이 정도면 문안하죠, 구지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요?, 무리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에어컨 시래기가 고장났어요 등이 충격적인 말실수로 꼽혔다.
이러한 맞춤법 실수는 그저 웃고 넘어갈 수만은 없는 문제이다. 10대 아이들이 어휘 공부가 제대로 안된 상태로 대학교에 진학하고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단어의 표기법을 정확하게 모르는 이유는 그 의미를 대충만 알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아이들은 일상어 구사에는 큰 문제가 없어도 교과서에 등장하는 학습도구 어는 무척 어려워할 수 있다. 학습도구 어를 제대로 익히지 못하면 수업 내용도 이해하기 어렵다. 실제로 중·고등학교 아이들의 학습 격차는 학습도 구어 이해 부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10대 아이들의 어휘력 수준을 하루빨리 끌어올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어의 의미와 쓰임을 정확하게 익히는 어휘 학습법

정교 교과 과정에 어휘 교육을 의무화한다면 과연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알아보기 위해 중동중학교 윤 교사가 6명의 아이들과 함께 10 주간에 걸친 '어휘력 향상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6명의 아이들은 시선 추적 방식을 통해 어휘력 점수가 읽기 능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는 실험에 참여한, 어휘력 점수가 낮은 그룹에 속한 아이들이었다.
윤 교사가 평소에 공부하던 사회 교과서를 보면서 뜻을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표시하라고 하자 아이들은 낯선 단어를 찾아 형광펜으로 칠하기 시작했다. 이미 지난 수업 시간에 배운 부분이었는데도 모르는 단어가 잔뜩 나왔고, 심지어 해당 단원 제목의 뜻도 모르겠다며 체크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문장의 빈칸에 적절한 단어 넣어보기
윤 교사는 글을 읽고 빈칸에 적절한 단어를 넣어보는 게임으로 어휘력 향상 수업을 시작했다. 문제로 나온 글은 사회 교과서에도 나오는 내용이었다. 아이들은 게임처럼 진행되는 어휘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빈칸에 들어갈 단어는 무엇인지, 또 그 뜻은 무엇인지 말해보는 미션에도 도전했다. 이런 방식으로 사회 교과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핵심 어휘를 공부하는 것이 바로 '어휘력 향상 프로젝트’의 목표였다.
*배운 단어를 활용한 ‘한 문장 쓰기’ 연습
수업이 끝난 다음에는 아이들에게 또 다른 과제를 내주었다. 그날 배운 단어를 활용해 ‘한 문장 쓰기’를 해보도록 했다. 맥락에 맞게 단어를 넣어 문장을 만들고 직접 써보는 연습은 배운 단어를 복습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실제 생활에서 단어를 정확하게 활용하는 수준까지 나아가려면 문장 쓰기 연습을 통해 확실하게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학습에 꼭 필요한 학습도 구어 공부하기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어휘 수는 50 여만 여개에 이른다. 어휘력을 키우고 싶다고 해서 그 단어들을 모두 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특히 중학교와 고등학교 아이들은 교과서 내용 파악에 도움이 되는 학습도구 어를 먼저 익야 한다. 학습도구 어는 일상에서 대화할 때 자주 쓰는 어휘가 아니므로 따로 공부를 해서 의미를 알아둬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유의어 ·반의어를 활용해 단어 의미 파악하기
예를 들어 확산 , 확장 , 확대라는 세 개의 단어는 언뜻 보기에 비슷한 말인 것 같지만 의미가 조금씩 다르다. 확산은 ‘흩어져 퍼지다’라는 뜻이고, 확장은 ‘범위나 세력을 늘려서 넓히다’라는 뜻이며, 확대는 ‘모양이나 크기를 늘여서 크게 한다’라는 뜻이다. 같은 방법으로 지향과 지양과 같이 반대되는 의미의 단어도 비교해 본다. 지양은 ‘어떤 ‘어떤 것을 하지 않는다’는 뜻인데, 지향은 ‘어떤 곳을 향해 나아가다’는 뜻이다. 이처럼 유의어와 반의어를 비교하면서 정확한 뜻을 파악해가다 보면 단어의 의미를 더욱 정교하게 이해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어휘력도 향상되고 단어의 뜻을 확실하게 알게 되어 헷갈릴 일도 없게 된다.

어휘력 향상이 공부 자신감을 키워준다

교사와 아이들은 매주 다양한 형태의 어휘 수업을 함께했다. 전체 문장에서 밑줄 친 단어가 적절하게 사용된 것인지 사전에서 찾아본 다음 OX로 표시하기도 했고, 빈칸에 적절한 단어 스티커를 붙여본다거나, 스피드 퀴즈 형식으로 단어의 뜻을 설명하고 맞히는 등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300 개가 넘는 어휘들을 공부했다. 그동안 아이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어휘력 향상 프로젝트의 마지막 수업이 있던 날, 윤 교사는 어휘력 테스트를 진행했다. 한 학기 만에 다시 하는 테스트였다. 시험을 마치고 정답을 맞혀보면서 시험에 나왔던 단어의 뜻을 물어보자 아이들은 척척 대답을 이어갔다. 6개월 전 답을 맞히지 못하고 자신감도 없어 보이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어휘력 점수도 6개월 전보다 평균 20점 가까이 올랐다. 사교육의 도움 없이 거둔 성과였다.
프로젝트 수행 이후 시험 점수에서도 괄목한 만한 성장을 보였지만 무엇보다 달라진 건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눈빛에도 의욕이 넘쳤고 어떤 과제이든 적극적으로 참여해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성적을 올리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지만, 진짜 힘든 일은 공부에 대한 태도 그리고 하고자 하는 의지를 바꾸는 것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6명의 아이들은 처음에는 의지도 약하고 자신감도 부족했지만, 적절한 도움을 받으면서 의지를 다지고 자신감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결국은 학습 의욕이 넘치는 적극적인 아이들로 변했다. 바로 이것이 ‘어휘력 향상’ 프로젝트가 거둔 가장 큰 결실이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