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 홍반성 낭창’이라고도 불리는 ‘전신 홍반성 루푸스’는 원인 불명의 류마티스 질환입니다. 늑대에 물린 것 같은 자국과 비슷한 피부 발진이 대표적인 증상인 이 질환은 자가 항원에 대한 자가 항체를 형성하여 신장, 혈구, 중추신경계 등의 표적 기관에 염증을 일으켜 손상을 주는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이로 인해 피부, 관절, 신장, 폐, 신경 조직이 손상될 뿐만 아니라, 전신에서 염증 반응이 발생합니다. 이번에는 전신 홍반성 낭창에 대해 자세히 포스팅하겠습니다.
전신 홍반성 낭창이란?
전신성 홍반성 낭창(루푸스)은 피부와 관절뿐 아니라 근육, 신장, 신경계, 폐, 심장, 조혈기관과 특히 면역계를 침범하는 전신성 질환으로, “루푸스”라는 말은 라틴어로 늑대라는 뜻으로 이 병명은 늑대에 물린 모양처럼 붉게 된다는 말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주로 가임기를 포함한 젊은 여성에게 발병하는 대표적인 만성 자가면역 질환으로 정확한 이름은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입니다. 자가면역 질환이란, 신체를 지키는 다양한 면역세포(B 림프구, T 림프구, 대식세포 등)와 면역항체가 자신의 건강한 조직을 공격함으로써 발생하는 다양한 손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상 자가항체가 자신의 조직과 기관을 건드려 차례로 염증과 손상을 유발함으로써 여러 증상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피부, 관절, 신장, 폐, 신경조직이 손상될 뿐만 아니라, 전신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납니다. 루푸스는 발병 부위에 따라 아래와 같이 구분됩니다.
- 피부성 루프스
피부에만 나타나 흉터를 남기는 피부성 루푸스 - 전신성 루프스
인체의 여러 기관에 병을 일으키는 전신성 루푸스, 전신성 루푸스는 만성적으로 인체의 각 기관에 걸쳐 전신적으로 찾아오는 염증성 질환
전신 홍반성 낭창 원인
루푸스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른 자가면역 질환처럼 감염에 의해 유발된 이상 면역 체계에 호르몬,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질병으로 발전한다고 추정됩니다. 루푸스는 가임기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9:1의 비율로 여성이 많습니다. 가족 중에 루푸스 환자가 있을 경우 발병 확률이 더 높지만, 루푸스는 매우 드문 질환이므로 실제 부모 자식 간 유전적 경향은 뚜렷하지 않습니다. 약물의 사용으로 루푸스가 유발되기도 합니다. 하이드랄라진(고혈압 치료제)과 프로카인아마이드(부정맥 치료제) 등의 약을 복용한 사람은 루푸스와 관련된 항체를 만들어 냅니다. 이 중에서 4%만이 확실한 약물 유발성 루푸스로 발전됩니다. 이 증상은 약을 끊으면 대부분 사라집니다. 과로나 스트레스, 자외선도 루푸스의 발병과 연관이 있습니다. 환자의 40% 정도가 햇빛에 민감하며 태양에 과다하게 노출될 때 증세가 악화됩니다. 일부 학자들은 바이러스와 같은 어떤 유발 인자가 유전적 요인과 결합하여 병을 일으킨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신 홍반성 낭창 증상
루푸스는 1,000명의 환자가 병을 앓는 경우 각각의 증상이 다르다고 할 정도로 전신에 여러 형태로 나타납니다. 발생 초기에는 발열, 전신 쇠약감, 우울증, 극심한 피로감,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납니다.
- 피부 점막 증상
피부 증상은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80~90%의 환자에서 나타납니다. 피부 증상으로는 뺨의 발진과 원판성 발진, 광과민성, 구강 궤양 등이 있습니다. 뺨의 발진은 뺨 위로 편평하거나 약간 솟아오른 고정적인 홍반(붉은 반점)을 말합니다. 주로 코 상부를 포함하여 대칭적인 나비모양으로 나타나며, 비교적 갑자기 나타나서 수일간 지속됩니다. 대개 경계가 불분명하며 가렵지 않고 코와 입술 사이의 주름을 침범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원판성 발진은 뺨의 발진과는 다르게 경계가 비교적 분명한 홍반(붉은 반점)으로 표면이 하얗게 일어나는 인설이 있고 때로는 모공까지 뻗치기도 합니다.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면서 수개월에서 수년이 경과되면 염증의 소실과 함께 흉터를 남기면서 치유됩니다. 두피에 이러한 병적인 증상이 나타날 경우 탈모 현상이 동반됩니다. 광과민성은 햇빛에 노출 후 피부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점막 증상은 코, 항문, 생식기 등에 나타날 수 있지만 구강 궤양이 가장 흔하며, 대부분의 구강의 병적 변화는 통증이 없지만 중앙에 함몰 부위가 발생할 수 있고 나중에는 통증이 있는 궤양으로 진행됩니다. - 근 골격계 증상
관절통 역시 루푸스 환자의 75% 이상에서 관찰되는 흔한 증상입니다. 일부 환자는 부종이나 열감, 발진, 관절 운동의 장애와 같은 전형적인 관절염의 증상 없이 관절통만 나타나기도 하며, 관절통이나 관절염은 어느 관절에나 발생할 수 있지만 손에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입니다. 힘줄, 인대 등 관절 주위 조직의 변화로 인해 손가락이 심하게 펴지거나 구부러지는 운동성 장애가 오기도 하는데 이를 ‘자꾸드양 관절증’이라 부릅니다. - 신장 증상
25~75%의 환자에서 발견되는 신장 증상은 신부전이나 신증후군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습니다. 그러나 신기능 저하가 심각하게 일어날 수 있으므로 신장 질환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 정기적인 신기능 검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 뇌신경 증상
2/3의 환자에서 신경 정신증상이 나타나며, 가벼운 증상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증상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현됩니다. 우울증, 불안, 정신병, 주의력 결핍, 집중력 저하, 기억력 장애,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발작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 기타 장기 침범 증상
폐, 심장, 위장관을 둘러싸고 있는 장막을 침범하여 흉막염, 심낭염, 복막염 등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루푸스 환자는 동맥경화가 잘 일어나 비교적 젊은 나이에서도 심근경색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사망의 중요한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밖에도 위장관, 간, 눈 등 다양한 전신 장기를 침범할 수 있습니다.
전신 홍반성 낭창 진단
진단은 보통 환자의 과거 병력은 주의 깊게 들어보고, 피부나 구강, 관절 등의 이상 등을 진찰하고, 혈액검사와 몇 가지 특수 검사 결과를 종합하여 내리게 됩니다. 현재까지는 루푸스 질환이 있는지의 여부를 알아보는 한 가지 검사법은 없습니다. 의사들이 쉽게 루푸스를 진단할 수 있도록 '미국 류머티즘 학회'에서는 다른 질환과 구분되는 루푸스의 11개 증상 또는 증후를 제시하였습니다. 이 중에서 4가지 이상이 해당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증상들이 모두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 안면홍반 – 볼에 생긴 홍반
- 원판성홍반- 붉게 솟아오른 원판 모양의 피부병변
- 광과민성 – 햇빛에 의해 발진이 생기거나 심해지는 것
- 구강내궤양 – 코와 입에 생기는 궤양
- 관절염 – 2개 이상의 관절에 생기는 관절염
- 장막염 – 늑막염이나 심낭염 (폐나 심장을 싸고 있는 막의 염증)
- 신장질환 – 소변 검사상 3+나 일일 500mg 이상의 단백뇨 또는 요침사 출현
- 신경계 질환 – 경련이나 정신질환 (약물이나 대사이상에 의한 것이 아닌 것)
- 혈액질환 – 용혈성 빈혈, 백혈구 감소증(4000/mm2 이하), 림프구 감소증(1500/mm2 d 이하), 혈소판 감소증(10만/mm2 이하) 이 있는 경우
- 항핵항체 – 항핵항체가 생길 수 있는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양성
- 면역계 질환 – 항 DVA 항체, 항 Sm 항체 또는 항인지질 항체 검사에서 양성
전신 홍반성 낭창 치료
루푸스로 인해 가벼운 장기 침범인 탈모, 피부 발진, 관절통, 관절염, 늑막염, 심낭염 등이 나타난 경우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항말라리아제, 소량의 스테로이드제 등으로 조절될 수 있습니다. 심각한 장기 침범인 신장염, 심근염, 루푸스 폐렴, 뇌 혈관염 등이 발생한 경우에는 위의 약제 외에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및 강력한 면역억제제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 합니다.
-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이는 미열, 피로감, 관절염, 늑막염 등이 있을 때 많이 처방되며, 염증 억제와 통증 완화의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내부 주요 장기에 염증이 있는 경우에는 효과가 크지 않고, 위장 장애나 혈압 상승, 몸이 붓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항말라리아제
이는 루푸스 환자의 관절염, 피부 질환, 구강 궤양, 늑막염, 심낭염에 효과가 있습니다. 원반형 루푸스 치료에서는 약 60~90% 환자가 증상 호전을 보일 만큼 치료 효과가 좋습니다. 항말라리아제는 자외선의 나쁜 영향으로부터 보호하고, 유해 항원을 차단합니다. 이는 다른 약제와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스테로이드의 용량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심각한 부작용은 적으나, 장기간 사용 시 피부의 착색, 탈모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최소 5년 이상 다량으로 사용할 시에는 황반 변성 등의 망막 손상의 위험성이 있습니다. 5년 이후부터는 년 1~2회 정도 정기적인 안과적 검사를 해야 합니다. - 스테로이드 제제(부신피질호르몬제)
이는 강력한 항염제로, 염증을 약화시켜 통증, 부종, 발열 등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주로 먹는 약으로 사용하지만, 근육 주사, 관절 내 주사, 혈관 주사로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심각한 장기 침범이 있거나, 루푸스 신염이 있는 경우에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투여합니다. 부작용으로는 얼굴이 둥글게 변하는 현상, 여드름의 형성, 식욕 증가, 체중 증가, 복부 비만, 팔다리가 가늘어지는 현상, 피부의 약화, 혈관의 약화 등이 있습니다. 감정의 기복, 불안, 우울증이나 불면증 등 정신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지면서 당뇨, 녹내장, 혈압 상승, 백내장, 근력 약화, 뼈의 무혈성 골 괴사, 골다공증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작용 때문에 처방된 약제의 투여를 기피해서는 안 됩니다. 알맞은 용량과 기간의 조절을 통해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는 최대화해야 합니다. - 면역 억제제
이는 신장과 같은 주요 기관을 침범한 경우 면역 기능과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억제하는 작용을 합니다. 면역계가 너무 억제되면 저항력이 떨어져 감염이 쉽게 생기거나 골수 기능이 억제되면서 빈혈, 백혈구 감소증, 혈소판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 외 방법으로는 원판성 발진의 경우에 약물 치료와 더불어 혈액 정화 치료를 병행하면 발진이 호전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이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전신 홍반성 낭창 합병증
루푸스로 인한 전신의 염증은 여러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혈관 수축으로 인한 레이노 현상, 스테로이드 치료제로 인한 골다공증이 대표적입니다. 원판성 홍반으로 인한 탈모, 혈액응고 장애로 인한 관상동맥질환, 협심증, 심근경색증, 신장의 손상으로 인한 신장염, 만성 신부전증, 빈혈도 나타납니다.
- 레이노 현상
이 현상은 추위, 진동, 스트레스 등에 노출되었을 때 손끝, 발끝, 코끝 등의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하면서 푸르게 변하고, 감각 이상과 통증이 유발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따뜻한 곳으로 가면 피부 색깔이 붉게 돌아옵니다. 추위나 찬물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여 손과 발을 따뜻하게 보호해야 합니다.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혈관확장제를 투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루푸스로 인한 레이노 현상은 루푸스가 호전되면 병세가 같이 좋아집니다. - 골다공증
치료 약제인 스테로이드의 장기 복용으로 인해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칼슘대사의 균형을 깨뜨려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고 신장에서의 칼슘 배설을 증가시킵니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직접 영향을 미쳐 거식 세포나 골세포들을 자극하여 뼈를 녹이는 작용을 도와주고 골 형성을 억제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충분한 양의 칼슘의 섭취를 위해 비타민 D와 칼슘이 많이 든 음식(정어리, 다랑어, 멸치 등의 생선류, 유제품 등)을 매끼 골고루 섭취해야 합니다.
전신 홍반성 낭창 예방법
루푸스의 발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루푸스는 유전 성향이 있으므로 가족 중 루푸스 환자가 있는 경우 적절한 진찰과 항체검사 등을 통하여 조기 진단할 수 있습니다. 루푸스의 합병증은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에 대한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고혈압, 혈당, 지질대사장애 등 동맥경화와 연관된 인자들을 조절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습니다. 치료 과정에서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경우 골다공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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